생일이 별건가 싶은데
영양실 직원들이 내 생일이라고 어쩌고 저쩌고 하는게
편치 않아서 휴무로 잡았다.
눈이 덕지덕지 나무가지에 달린 오대산 사진을 보고서는
호기심 발동하여 가볼까 싶어서 오대산 행을 정했는데
이때가 작은언니가 코로나였었나? 하여간 작은언니는 못 가고
또 큰언니랑만 갔는데
나 혼자 간다니까 큰언니가 내 생일을 빌미로 따라나섰던것...
2024. 1. 11.
차에서 내리니 칼바람이 분다.
거기 지형이 어떻길래 이런 칼바람이 불까 싶더라.
일찍 도착했나 싶었는데 이미 대형 버스가 두 대가 서 있고
주차장에는 자동차들이 즐비하고..
길을 몰라서 오른쪽인지 왼쪽인지 갈팡질팡 하다가
왼쪽으로 발을 떼었는데
전나무숲도 그저 그렇고.. 눈이 거의 녹아 있어서 말이지..
가다가 아니면 되돌아 오면 된다 싶어서..
비로봉 팻말이 어딘가 있어서 길을 따라 갔는데
뭔 가파른 계단이 그리도 많은지
큰언니는 매우 힘들어 하고
뒤에 따라 갈테니 나 먼저 가라하고..
가다보니 적멸보궁으로 가는 길...
불공을 드리는지 저 속에서 염불 소리가 나더라.
눈은 많이 남아 있었는데
누군가 계단에 눈을 치워서 초입부터는 눈이 없는데 아이젠을 신고
오르려니 좀 불편하긴 하던데..
그렇게나 진하게 남아 있던 눈이 일주일이 넘자 죄다 사라지다니..
나무에 눈이라고는 한 점도 없이 녹아 버렸네.
바람은 거칠고..
간간히 불자들인듯한 사람들이 스쳤고
여기서 우측으로 나갔어야 했는데
사진을 찍으면서도 저 팻말을 보지 않고
그냥 직진..
적멸보궁으로 가는 길...
부처가 모셔져 있지 않다네.
까마귀 ?
저 아래서부터 불공 후
사람이름이 좔좔.. 아무래도 시주한 사람들의 원을 들어주고자
그 이름자를 부르는 것인듯..
저 위에 자리를 깔고
더 거센 칼바람이 부는데도 무릎을 꿇으며
뭔가를 간구하는 사람이 있었다.
저 분께 비로봉 가는 길을 물어서야 되돌아 내려서고..
거센 바람에 눈이 길을 덮어
길이 보이질 않아..
약간 두려운 감도 있었으나 발길을 옮겼는데
겨우살이당..ㅎ
계측기로 올라서서
몇 미터 가다가
언니가 먼저 내려간다하여
나도 걍 돌아서 옴...
여기서 따신 차 한잔.. 검은깨 인절미를 나눠 먹고
하산..
세 자매가 잘 가는 한우집으로..
내 생일이라고 조카가 이모 점심 사드리라고 했다며
언니가 냈다. 고마워, 요한보스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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